백조는 물 밑에서 쉴새없이 발길질을 하지 않습니다[원출처: 아까짱 블로그]

한 기업의 CF에도 쓰이고, 수많은 정치가들이의 발언에도 인용되고, 각종 칼럼이나 기사에도 수없이 인용되는 말 중에 “백조는 물 위에 우아하게 떠 있지만, 물 속에서는 쉴새 없이 발길질을 하고 있다”가 있습니다.

제가 이 인용을 가장 처음 본 것은 고등학생 시절에 읽었던 “란마 1/2″이라는 만화를 통해서였습니다. 작중의 에피소드 중에 이 이야기를 개그의 소재로 써먹는 것이 나왔는데, 이때가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접한 것이었습니다. 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이야기는 너무 당연하게 여기저기서 인용되고 있습니다.

하지만, 아무리 백조를 관찰해봐도 발밑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, 궁금해서 백조에 대해서 찾아봐도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. 조류학자로 유명한 윤무부 교수도 공식적으로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.

말하자면 현대의 우화 혹은 도시전설인 셈인데요. 그래서 이 이야기의 원전이 대체 무엇인가가 궁금해졌던 시기가 있습니다.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이상할 정도로 일본과 한국의 텍스트에서만 눈에 띄는 이야기로 서양의 창작물에서는 나올법한 곳에서도 전혀 인용되지 않는다는 것에서 일본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.

이 이야기의 원전은 조금 우습게도 일본의 유명 야구만화인 “거인의 별”에 나왔던 대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 일본어 위키페디아에도 이 이야기의 원전이 거인의 별이라는 내용이 게재되어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이미 이 이야기가 도시전설임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것 같더군요.

이렇게 나오는 대사였군요…

거인의 별은 1966년부터 1971년에 거쳐서 주간 소년 매거진에 연재된 야구 만화로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서 1960년대말~1970년대 초반의 일본 사회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. 당연히 이 만화를 보고 자란 전후 1세대들(50년대 이후 태생)에게는 강한 인상을 남긴 대사가 되어서 “어디에선가 들었던 이야기”가 되어서 50년대 세대들이 만들어낸 텍스트에 많이 인용되고, 이것이 다시 퍼져서 거인의 별이라는 작품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1970년대 이후 세대들에게 도시전설로서 널리 퍼지게 되었던 것입니다.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“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나게 노력하라”는 보편적인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지게 된 것 같네요.

그랬던 것이 다시 2000년대 중반에 들어오면서 인터넷이 일반화되고, 집단지성에 의해서 정보가 보편화 되면서 이 이야기가 본래는 만화에 나온 대사였음이 일반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.

이 이야기를 CF에까지 사용한 기업은 이 이야기가 도시전설에 불과하고, 그나마 그 원전도 1960년대의 일본 야구만화에 나온 대사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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